짝눈이 매력적이다.
예전엔 콤플렉스였다. 한쪽 눈도 쌍꺼풀을 손으로 만들어봤는데, 느끼하더라. 하하. 화보를 찍으면 나만의 개성으로 보여 이젠 좋아한다.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표정을 짓는 데 거리낌이 없다. 자신을 표현하고 남들의 시선을 받는 데 타고난 사람 같다.
굉장히 즐긴다. 사람들과 있으면 에너지를 얻는다. 혼자 있으면 어쩐지 나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는데, 사람이 많으면 즐겁다. ‘관심 종자’다. 연예인을 해야 할 운명이었던 건가. 하하하.
스무 살이 되니 어떤가?
달라지는 건 없었다. 미성년자 때 법적으로 제한된 것들이 풀리는 것 외에는.
처음 마셔본 술은 어땠나?
성인이 되고 대표님과 마셔봤는데 되게 맛이 없더라. 왜 마시는지 모르겠다. 엄마는 술이 달다고 하시는데, 나는 아직 쓰기만 하다. 인생을 덜 살아서 그런가.
솔로 곡 ‘Rose, Scent, Kiss’는 성인식 같은 노래던데.
귀여운 이미지에서 갑자기 섹시한 표정을 지으면 받아들이기 어려우실까 걱정도 됐다. 하지만 이왕 할 거 제대로 보여주자는 마음에서 조금 과하게 한 감이 없지 않았는데, 다행히 좋아해주셨다. 이런 음악을 해도 되겠구나, 하는 희망도 생겼다.
그 곡에서 ‘난 당신이 예전에 알던 그 소년이 아니고, 기대해왔던 그런 소년도 아니다. 누가 뭐라든 난 나의 길을 가겠다’고 선언한다. 무슨 변화가 있었나?
데뷔 초엔 악플, 사람들의 말에 연연했다. 나에 대해 이상한 오해를 하는 분들이 많더라. 그런 분들을 하나하나 만나 진실이 아니라고 말해줄 수도 없잖아. 조금만 찾아보면 아님을 알게 될 텐데 나쁘게 단정짓는 건 너희 잘못이야, 라고 말하고 싶었다. 스무 살이 된 마당에 당당해지려 했다. 너무 겸손하기만 한 것도 멋이 없더라고.
일 년 사이에 많이 단단해졌다.
질문에 답하며 깨달았다. 내 노래 가사도, 나도 그동안 꽤 많이 바뀌었다는 걸.
일본에서 ‘다이키’, 미국에서 ‘데이비드’, 한국에서 ‘대휘’로 살아왔다. 그 시절 당신은 어땠나?
내 유년의 삶엔 수많은 사건 사고가 있었다. 하하. 밝게, 밝게 지냈지만 때론 미워하거나 슬퍼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랬기에 단단해졌고, 고난은 축복으로 바뀌었다. 예술가로서 특별한 에피소드들이 생긴 거니까. 여러 문화권을 오가며 시야가 넓어진 것도 좋은 점이다. 다른 문화 속에 살고 있지만 결국 우리는 한 세계에, 한 우주에 산다는 걸 알게 됐다.
이대휘에게 편견은 없나?
인간이라면 누구나 편견이 있을 거다. 옷을 아주 특이하게 입거나 메이크업이 아주 특이한 사람을 보면 아마 나도 놀라겠지. 하지만 그를 결코 손가락질하진 않을 거다. 생김새가 다르다고, 행동이 조금 다르다고 삿대질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2020년이잖아.
전적으로 동의한다. 다양성이 존중돼야지.
더 많이 바뀌어야 한다. 나도 선두 주자가 되고 싶다.
‘이대휘’답다는 건 뭘까?
날 아는 사람들은 다 ‘너는 너 같아’라고 한다. 아무도 따라 하지 못하는 나만의 걸 만들어내고 싶다. 요즘 ‘부캐’가 유행이잖아. 그런데 나는 부캐를 가지고 싶지 않다. 그냥 나대로 쭉 살고 싶다.
나다워진다는 건 어떤 일일까?
눈치를 안 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일, 주어진 일에 온 힘을 다해 살면 나다워지는 것 같다.
이번에 만든 곡 중엔 어떤 음악에 가장 애착이 가나?
‘비비드’라는 앨범명을 짓고 처음 쓴 ‘비비드’라는 곡. 여러 색이 모여 이뤄낸 하나의 색으로 우리 세상을 물들인다는 의미를 담았다. 예전엔 멤버들에게 내가 부른 가이드처럼 노래를 불러달라고 주문했는데, 이번 앨범에선 자기 개성을 드러내 불러달라고 했다. 음색, 창법이 다르니 더 풍성하더라.
몇 번 인터뷰해보니, 자신의 욕망이 확실하면서 남들도 잘 살피는 기민한 친구라는 생각이 든다.
연예인을 하려면 업계 분들과 잘 소통하고 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트렌드에도 예민해야지. 그렇다고 눈칫밥 먹고 살진 않았는데, 분위기를 잘 읽는 능력이 있다. ‘지금 저 사람 기분이 좋지 않다’라든지, ‘상황이 잘 안 돌아가네, 내가 나서야겠다’ 싶은 시점도 알고. (브랜뉴뮤직의 마케팅팀 팀장이 그런 걸 느끼는 순간이 잦다며 거든다.) 어쩌면 관리 직원이 적성에 잘 맞는 것 같기도 하고. 하하.
클 ‘대(大)’에 빛날 ‘휘(煇)’, 당신의 야심이 좋다.
인생도 이름 따라가는 것 같아서 좋다. 하하하.
어디까지 가고 싶나?
끝까지 가고 싶다. 성적을 말하는 게 아니다. 안주하면 금방 한물간다고들 하잖아. 나는 서른, 마흔이 되어도 현역 아이돌이고 싶다. 목소리가 나올 때까지 노래를 하고, 춤출 수 있을 때까지 춤추고, 사람들을 웃길 수 있을 때까지 웃기고, 표정을 지을 수 있을 때까지 화보를 찍고 싶다. 끊임없이 레슨 받고 부단히 노력하면서. 창법도 댄스도 유행이 있으니까.
아직 보여주지 않았지만, 앞으로 보여주고 싶은 건?
멋진 몸. 그리고 음악. 패션, 메이크업, 보컬, 댄스, 모든 것에서 나만의 것을 찾아내고 싶다.
남들과 다르다는 건 어떤 걸까?
Be Yourself. 우리는 다 다르다. 누구와 같은 건 없다. 이름도, 태어난 날도 다 다른데 어떻게 똑같겠나. 모두 다르니까 그냥 ‘Be Myself’ 하면 남들과는 달라진다. 우리는 각자 다른 빛을 지닌 존재들이니까.
https://youtu.be/Y3sJ-GvOG3A?si=4NdDnso85tEzJw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