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 | GQ 19년 7월호
2023. 9. 25.


이대휘

몸을 가볍게 쓰네요. 몸이 항상 가벼운 상태여야 댄스 가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스케줄 전에는 안 먹는 편이거든요. 오늘도 햄버거 반 쪽만 먹고, 최대한 가볍게 했어요.

이대휘는 원래 카메라 앞에 서는 게 익숙한 사람 같아요. 즐기는 게 보여요. 어릴 때부터 캠코더 보면 막 브이 했어요. 화보는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매체라고 생각해요. 사진가와 매체가 원하는 콘셉트를 숙지하고, 예쁘게 나오기보단 잘 소화하려 노력해요. 하이패션화보에도 도전하고 싶어요.

언젠가 솔로 화보로 만나죠. 너무 좋아요.

AB6IX의 첫 앨범 거의 모든 노래의 작사 작곡에 참여했던데요? 저희보다 AB6IX를 잘 아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AB6IX만의 색깔을 완전히 찾을 때까지는 직접 곡을 쓸 예정이에요.

첫 앨범 준비도 바빴을 텐데, 아이즈원, 박지훈, 윤지성에게도 곡을 줬어요. 작곡가도 제 직업이니까요. 전 어떤 아티스트에게 곡을 주고 싶거나 의뢰가 들어오면 그들에게 맞는 맞춤형 곡을 쓰지, 재고로 남은 곡을 보내진 않아요. 엄청 바쁘지만, 잠은 죽어서도 자니까. 하하. 오늘도 촬영 끝나면 다음 앨범에 실릴 곡 녹음하러 가요.

이번 앨범에서 작곡가 이대휘를 다시 본 건 ‘둘만의 춤’이란 노래였어요. 연애로 비유했지만, 팬분들에게 쓴 곡이에요. 팀이 바뀌고 상황이 바뀌면서, 마음고생이 심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위로하고 싶었어요.

워너원 활동이 끝났어도 여전히 십 대고, 새로운 팀에서도 여전히 막내죠. 세상을 빨리 알아버린 느낌이 들진 않아요? 맞아요. 저도 제 나이답지 않은 모습을 자꾸 보여드리는 게 조금…. 철이 빨리 든 게 조금 슬프기도 해요. 한창 사고 칠 나이인데!


서울, 오사카, LA 여러 문화권을 오가면서 자란 어린 시절은 어땠어요? 서울에서 일본으로, 미국으로 가는 과정에서 난 어디에 소속돼 있는가, 하는 고민이 많았어요. 하지만 이제와 생각해보면, 여러 문화권을 겪어서 유연해지고, 선입견도 없어지고, 어른스러워질 수 있던 게 아닌가 해요. 연예인은 여러 사람과 협업해야 하는 일인데, 포용력이 생긴 건 좋은 일이죠.

그 시절의 외로움이 남아 있진 않아요? 제 음악에 있어요. ‘사랑해줬으면 해’ 같은 노래도 사람들이 진짜 날 사랑해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썼어요. 당시 워너원으로서 많은 사랑을 받아도 외로움을 느꼈어요. 아이돌 자체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직업이잖아요. 어린 나이에 자꾸 미래를 고민했던 것 같아요. 바보 같은 짓이었죠. 지금은 이 순간을 즐기려고 해요. 제가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들을 보면서 외로운 시간을 견뎠기 때문에, 이젠 제가 그런 분들에게 힘을 드리고 싶어요.

팬미팅에서 “저를 평생 좋아해줄 수 있어요?”라고 물었을 때, 팬들의 함성으로 화답 받고 울었죠? 저는 그때, 한순간에 무너졌어요. 평생 강한 척만 하고 살았거든요. 어릴 때 아버지가 먼저 돌아가시고 엄마랑 단 둘이 산다고 뒤처지고 싶지도, 무시 당하고 싶지도 않았어요. 그래서 남들보다 더 열심히, 더 월등히 노력하면서 살았어요. 어른이 돼서도 그걸 못 놓겠더라고요.


아직 어른이 아니잖아요. 그렇네요? 하하. 팬미팅엔 오직 저희를 좋아하시는 분들만 모이잖아요. 난 항상 남을 사랑하고 배려하고, 남 눈치 보는 것만 배우고 살았는데, 날 좋아해주는 분들에게 물어보고 싶었어요. 여러분은 제가 뭘 해도 저를 좋아해줄 수 있겠어요? “네!” 라는 말을 들었을 때, 지난 18년간에 대한 위로를 한 번에 받은 느낌이었어요. 저는 몰랐어요, 얼굴도 모르는 팬분들한테 진짜 그런 힘을 받을지. 근데 진짜 알겠더라고요. 그후에 팬분들한테 더 잘하려고 노력하고,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이젠 많이 극복한 얼굴이네요. 네, 많이 떨쳐냈어요. 또 지금은 불완전한 절 채워주는 형들이 있고. 다만 스케줄 끝나고 혼자 있을 때의 공허함은 어떻게 떨쳐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런 외로움은 얼마간은 태생적인 것 같아요. ‘사랑해줬으면 해’나 ‘둘만의 춤’ 같은 노래를 쓸 수 있는. 나쁘게 말하면 애정 결핍이 좀. 하하. 너무 어렸을 때부터 혼자 연습생 생활을 해왔고 살아남으려 혼자 애썼어요. 그래서 그런지 저는 힙합 특유의 ‘자뻑’하는 그런 곡을 잘 못 써요. ‘Hollywood’ 쓸 때 제일 힘들었죠. 전 약간 ‘찌질’한 편이었거든요, 뭐든. 그 ‘찌질’한 게 절 만든 것 같아요. ‘찌질’한 게 나쁜 거라고 생각하지 않고요.

지금 당장 이대휘가 원하는 건 뭐예요? 일단 AB6IX라는 그룹을 많은 대중 분들이 아셔야 해요. 지금도 길을 걸으면 워너원 박우진, 워너원 이대휘 있다고 말씀들을 하세요. AB6IX를 알리기 위해서 예능에도 많이 나가고 홍보를 많이 할 거예요.

대형 그룹에서 신인으로 다시 시작하는 거니까, 중심을 잘 잡는 게 중요할 거예요. 맞아요. I.O.I. 선배님들도 저희한테 지금 즐겨야 한다, 나중에는 속상한 일이 많을 거란 말을 하셨어요. 워너원 때는 너무 큰 사랑을 받았고, 한 번에 확 스타가 됐는데, 지금은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서 단계별로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잖아요. 어떻게 이 상황을 현명하게 받아들일지 많이 고민했어요. 그러니까 워너원은 교과서였어요. 최고의 자리에 올랐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미리 배운 거죠. 다시 처음부터 탄탄하게 쌓아 올라가서 혹시 나중에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는 그룹이 된다면, 어떻게 대처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먼저 공부한 셈이에요.

세상을 빨리 알아버린 조숙한 이대휘에게 여전히 아이 같은 모습이 있다면 뭔가요? 제가 아직 한 번도 연애를 해본 적이 없어요. 연애는 팬 분들이 허락해주지 않는 한 절대 안 할 생각이고, 몰래 연애할 바에야 차라리 팬들에게 허락받고 하겠다는 주의예요. 물론, 아주아주 나중에요!

https://youtu.be/_xHvGr0pp1o?si=zsNEq0nXeSd45TIi


https://youtu.be/1nibzGDzfa8?si=iraThQP2dtqeHuj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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